칵테일 맛집 추천
긴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려고 어느 로컬 바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고 상상해보자. 당신 앞에 놓인 수많은 술병과 반짝이는 글라스들. 그리고 당신의 주문을 기다리는 바텐더. 어떤 음료를 마셔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여기, 여행지의 추억을 강렬하고 감미로운 맛으로 기억하게 해줄 칵테일 메뉴를 가져왔다. 당신이 있는 지금 그곳, 그 도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한 잔을 손에 쥐고 여행의 향기를 음미해보자. 어떻게 이렇게 도시의 분위기를 한 잔 안에 훌륭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당신의 입술이 칵테일 잔에 닿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코스모폴리탄 칵테일
적당한 술맛에 달콤 쌉싸름한 크랜베리 주스, 여기에 오렌지 또는 레몬의 산뜻함을 더한 코스모폴리탄. 문자 그대로 '범세계적'이라는 의미와 함께 동명의 패션 잡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 칵테일은 정확하게 어떤 바텐더가 만들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뉴욕에서 생활하는 네 여성의 삶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유명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들이 즐겨 마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 플리커 Lou Stejskal
미국 경제의 심장을 뛰게 하는 뉴요커들의 치열한 일상에 잠시나마 벗이 되어 주는 코스모폴리탄을 '더 데드 래빗 그로서리 앤 그록'에서 마셔보자. '더 데드 래빗 그로서리 앤 그록'은 시즌 별로 시그니쳐 칵테일들을 활발하게 발명해내는 칵테일&위스키 바로, 뉴욕에 온 애주가라면 꼭 방문하는 스팟이다. 바에 걸터앉아 코스모폴리탄을 마시다 보면 타임스 스퀘어의 화려함, 브로드웨이의 낭만, 센트럴 파크의 여유로움이 당신 손에 쥔 칵테일 잔 안에서 소용돌이칠 것이다.
더 데드 래빗 그로서리 앤 그록
칵테일 블루 하와이
블루톤 칵테일의 대표 주자,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에메랄드빛에 이국적인 달콤함이 담긴 '블루 하와이'. 1957년 하와이의 힐튼 호텔의 한 바텐더가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블루 하와이는 럼을 베이스로 코코넛, 파인애플 등의 열대 과일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 술을 잘하지 못하는 칵테일 마니아들에게도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호놀룰루 마이타이 바
태평양의 힐링성지, 하와이에서 제일 핫한 도시인 호놀룰루에 여행을 간다면 와이키키 비치의 바다를 한 컵 떠온 듯 아름다운 빛깔의 블루 하와이 한 잔을 마셔보자. 호놀룰루의 핑크빛 랜드마크인 '로얄 하와이안 호텔'에 있는 '마이 타이 바'는 식사를 하기에도, 간단히 한잔 하며 긴장을 풀기에도 손색이 없다. 1959년부터 운영하여 와이키키 비치에서 가장 오래된 바로 명성을 날리는 마이 타이 바에서 블루 하와이를 마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쾌한 바닷물에 적시는 듯한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타이 바
주문 시 참고하세요 💡
칵테일에 시원한 블루톤을 더해주는 재료는 대표적으로 '블루 퀴라소(Blue Curacao)'가 있다. 오렌지 껍질의 맛과 향을 추출하여 증류한 술에 당분과 푸른 식용 색소를 더해 준 혼성주로, 소다 같은 달콤함에 약간의 쓴 뒷맛이 있다. 블루 하와이를 포함한 푸른 칵테일에는 대부분 이 술이 들어가 있으니, 바에서 주문할 때 참고하자.
싱가폴 슬링 칵테일
잘 닦인 도로와 깔끔한 거리, 오차드 로드의 번화한 쇼핑센터와 마리나 베이 호텔의 독특한 건축물이 선사하는 야경이 기다리는 싱가포르는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제한하는 규칙이 엄격하여 애주가라면 미리 관련된 법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싱가포르 롱 바
1920년대 미국의 바에서 금주법을 피하고자 겉보기에 알코올 음료라는 것을 알아채기 힘든 칵테일들이 발명된 것처럼, 싱가포르의 래플스 호텔에 있는 '롱 바'에서 과일주스로 위장하여 비밀스럽게 알코올을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한 칵테일이 바로 '싱가폴 슬링'이다. 역사적인 탄생이 일어난 롱 바에서 원조 싱가폴 슬링을 마셔보자. 허브향이 나는 증류주, 진의 알코올 향을 감싸주는 새콤달콤한 체리와 레몬, 그리고 시원한 탄산이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더욱 특별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 줄 것이다.
롱 바
칵테일 마가리타
테킬라의 고향, 멕시코의 과달라하라에 간다면 테킬라의 원료인 용설란을 재배하는 대규모 농장, 그리고 테킬라 증류소 투어를 빼놓을 수 없다. 만일, 과달라하라에서 단 한잔의 칵테일을 마셔야 한다면 주저 말고 마가리타를 선택하자. 특유의 구수한 향이 있는 테킬라를 베이스로 하여 새콤달콤한 라임의 맛이 어우러지는 마가리타는 잔에 소금을 묻힌 것이 특징인데, 더운 날씨에 부족한 염분을 보충하는 로컬들의 음주 풍습이 칵테일에 반영된 것이다.
용설란과 테킬라 🥃
용설란은 멕시코가 고향인 다육 식물이며, '용의 혀와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는 이름의 유래가 있다. 용설란의 엑기스를 추출하여 만든 멕시코 전통주, '풀케(Pulque)'를 증류한 것이 바로 테킬라이다. 테킬라를 마신다면 병의 라벨에 용설란의 영어 이름인 'Agave'가 적혀 있는지 확인해보자.
멕시코 칸티나
멕시코의 주점, 칸티나 중에서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과달라하라의 주민들과 어울리며 시원한 맥주와 마가리타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라 푸엔테'에 가보자. 먼저 세상을 떠난 멕시코 출신 애인의 이름을 따서 옛날 어느 바텐더가 만들었다는 마가리타. 칵테일 잔을 들고 라 푸엔테의 오래된 피아노 소리를 듣다 보면 아름다운 그녀, 마가리타가 여행자들 사이에서 춤을 추는 듯 로맨틱한 환상에 빠질 것이다.
라 푸엔테
과달라하라의 도시 전설 🚲
'라 푸엔테'의 벽에는 오래된 자전거가 한 대 전시되어 있다. 옛날 어느 날, 한 손님이 술값을 낼 돈이 없어 자전거를 담보로 맡기고 떠났는데, 50여 년 동안 자전거를 가지러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라 푸엔테에 가서 과달라하라의 오래된 도시 전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칵테일 갓파더
투박한 온더록스 글라스에 담긴 쌉싸름한 위스키에 진한 체리 맛, 깊은 아몬드 향이 가미된 칵테일 '갓파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전 영화 '대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가 집대성한 아름다운 시칠리아 섬. 그곳의 동부에 있는 작은 마을, 사보카의 평화로운 풍경과 빈티지한 느낌이 가득 묻어나는 거리를 둘러보았다면 '바 비텔리'에 앉아 천천히 갓파더를 음미해보자.
시칠리아 바 비텔리
'바 비텔리'는 18세기의 건축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부'의 촬영지로 유명하여 사보카에 온 여행자라면 놓치지 않고 방문하는 스팟이다.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바에 앉아 갓파더를 마신다면 '대부'의 주인공 역을 맡은 말론 브랜도가 묵직하게 던진 명대사,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를 들은 것처럼 칵테일 갓파더의 묵직한 매력에 압도될 것이다. '대부'의 팬이라면 영화에서 주인공 콜리오네가 그의 연인 아폴로니아와 결혼한 장소인 '산 니콜로 교회'를 방문하는 것도 놓치지 말자.
바 비텔리